채소·과일값은 내렸는데 쇠고기·계란은 부담…건강한 밥상 비용 정말 줄었나

8월 농축산물 물가 전년보다 3.5% 하락…농산물 6.7%↓·축산물 1.5%↑

지난해보다 싸진 신선식품, 한 달 전과 비교하면 3.0% 올라

생활물가 중 식품은 0.8% 상승…‘장보기 부담 완화’ 품목마다 달라

채소와 과일을 사고 쌀과 계란, 고기까지 챙겨 식탁을 차리는 비용은 실제로 줄었을까. 

 

2026년 8월 농축산물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3.5% 하락했다. 

 

농산물과 신선채소·과일 가격이 크게 낮아진 영향이다. 

하지만 축산물과 생활물가 중 식품 가격은 오름세를 보였다. 

 

어떤 식재료를 주로 사느냐에 따라 소비자가 느끼는 장바구니 물가는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시장에서 물가를 살피며 쇼핑하는 부부의 모습을 표현한 이미지 (AI 제작)

 

농축산물 3.5% 내렸지만 전체 물가는 3.1% 올라

국가데이터처가 2일 발표한 ‘2026년 8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8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3.1% 상승했다. 전월과 비교해도 0.2% 올랐다.

 

반면 농림축산식품부가 같은 통계를 분석한 농축산물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보다 3.5% 하락했다.

먹거리 가운데서도 방향은 달랐다. 농산물은 6.7% 하락했지만 축산물은 1.5% 상승했다.

 

이 때문에 ‘농축산물 가격이 3.5% 내렸다’는 수치를 가정의 장보기 비용이 일률적으로 3.5% 감소했다는 뜻으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실제로 소비자가 자주 구입하는 품목을 중심으로 산출하는 생활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3.2% 올랐다. 

이 가운데 식품은 0.8% 상승했다.

 

채소·과일은 지난해보다 확실히 낮아져

신선식품에서는 지난해보다 가격이 낮아진 흐름이 뚜렷했다.

8월 신선식품지수는 전년 동월보다 6.7% 하락했다. 

 

신선채소가 9.8%, 신선과실이 10.0% 각각 떨어졌다. 반면 신선어개는 4.1% 상승했다.

[신선어개(新鮮魚介) : 얼리지 않은 싱싱한 생선과 조개류 등의 해산물]

 

농식품부도 최근 강우와 폭염에도 농산물 작황이 대체로 양호해 대다수 품목의 가격이 낮은 수준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배추와 토마토 등도 가격이 하락한 품목으로 제시했다.

 

채소와 과일을 자주 구매하는 가정이라면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일부 장보기 부담이 낮아졌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다만 여기에도 주의해서 볼 숫자가 있다.

 

신선식품 가격은 지난해 8월과 비교하면 6.7% 낮지만 2026년 7월과 비교하면 3.0% 올랐다.

 

‘지난해보다 싸졌다’와 ‘최근 한 달 사이 가격이 내려갔다’는 서로 다른 이야기다. 

장을 보는 소비자가 최근 가격이 올랐다고 느끼더라도 전년 동월 통계와 반드시 모순되는 것은 아니다.

 

밥상 기본인 쌀은 예외…20kg 6만1000원 수준

농산물이 모두 싸진 것도 아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쌀은 2025년산 생산량 감소 등의 영향으로 가격이 상승했다. 

올해 들어 가격이 지속해서 내려왔지만 7월 2일부터 20kg당 6만1000원 수준에서 약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정부는 쌀 가격 동향을 점검하면서 할인지원 등을 통해 소비자 부담을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따라서 채소와 과일 가격 하락만으로 집밥에 필요한 기본 식재료 전체의 구매비용이 같은 폭으로 낮아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고기·계란까지 담으면 장바구니 사정 달라져

단백질 식품으로 범위를 넓히면 상황은 다시 달라진다.

 

8월 축산물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1.5% 상승했다. 

올해 6월 6.2%, 7월 4.4%였던 상승률과 비교하면 오름폭은 크게 줄었지만 가격 수준 자체가 전년보다 낮아진 것은 아니다.

 

쇠고기는 한육우 사육 마릿수와 도축 가능 물량 감소, 미국 등 수출국의 생산량 감소와 고환율 등의 영향으로 가격이 다소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농식품부는 설명했다.

 

계란도 가축전염병 등의 영향으로 공급 물량이 줄면서 높은 가격이 형성됐다. 

다만 8월부터 생산량이 회복되면서 산지가격은 하락세로 돌아섰다.

 

농식품부는 추석 성수기까지 수입 신선란을 계속 공급하고 납품단가 인하를 병행할 계획이다. 

쇠고기는 정부와 생산자단체의 할인지원을 통해 소비자 부담을 낮춘다는 방침이다.

 

집에서 해 먹느냐, 가공식품·외식을 이용하느냐도 차이

먹거리 비용을 판단할 때는 농축산물뿐 아니라 가공식품과 외식비도 함께 볼 필요가 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8월 식품과 외식 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각각 1.5%, 2.7% 상승했다.

 

정부는 중동전쟁 이후 원재료와 포장재, 유류비, 환율 상승 등에 따른 생산비 부담이 누적되면서 일부 가공식품 업체가 출고가격을 인상했다고 설명했다.

 

신선한 채소와 과일 등 원재료 가격이 내려갔더라도 가공된 식품을 구입하거나 외식을 이용하는 가정에서는 먹거리 물가가 낮아졌다는 체감이 상대적으로 약할 수 있는 구조다.

 

그래서 ‘건강한 밥상 비용’은 줄었나

두 통계를 종합하면 답은 하나의 숫자로 말하기 어렵다.

 

채소와 과일을 중심으로 보면 지난해보다 가격 부담이 낮아졌다. 

신선채소와 신선과실 가격이 각각 9.8%, 10.0% 하락했기 때문이다.

 

반면 쌀은 가격이 상승한 품목이고 축산물도 전년보다 1.5% 높다. 

쇠고기와 계란 가격 부담도 완전히 사라졌다고 보기 어렵다. 가공식품과 외식 물가 역시 각각 1.5%, 2.7% 올랐다.

 

더구나 신선식품은 전년보다 6.7% 하락했지만 전월보다 3.0% 상승했다.

 

결국 8월 통계에서 확인되는 것은 ‘모든 먹거리 가격이 내려갔다’는 것이 아니라 채소·과일 등 농산물 가격 하락이 전체 농축산물 물가를 끌어내린 가운데 축산물과 일부 기본 식재료, 가공식품·외식에서는 부담이 남아 있다는 점​이다.

 

소비자가 체감하는 ‘건강한 밥상 비용’은 가정마다 구입하는 품목과 비중이 다르기 때문에 이번 소비자물가지수만으로 직접 계산할 수 없다.

 

박정훈 농림축산식품부 식량정책실장은 “최근 농축산물 물가가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만큼, 추석 명절에도 이러한 흐름이 지속될 수 있도록 수급 상황을 꼼꼼히 살피고 가격 불안 요인에 신속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추석을 앞두고 주요 성수품 공급 확대와 할인 지원 등을 통해 먹거리 부담을 낮추겠다는 방침이다.

작성 2026.09.02 15:09 수정 2026.09.02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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