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회 상임위원회 현장에서는 정부의 주요 경제 및 사회간접자본(SOC) 정책을 둘러싼 매서운 팩트 폭격과 질타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금융 정책 분야에서 기존 제도의 연속성을 무시하고 명분 없는 개편을 강행하는 정부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오랜 기간 안정적으로 운영되며 서민 자산 형성을 돕던 기존의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제도를 제대로 된 보완이나 충분한 지원 확대 없이 사실상 5년 만에 중단시키고, 새로운 생산적 금융이라는 명목 아래 신설 제도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심각한 정책 엇박자가 발생하고 있다. 기존 제도를 가입이나 운용이 어렵도록 제한해 놓고 새로운 틀을 만드는 방식은 잠재 성장률 제고라는 정부의 설명과 달리 시장 혼란만 가중시킨다는 지적이다.
조세 지출을 재정 지출로 전환하겠다는 정부의 정책 방향을 국민이 과연 신뢰할 수 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되는 대목이며, 정책의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정교한 보완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기후 위기로 전 세계적인 물 부족 사태가 심화되는 가운데, 멀쩡하게 추진되던 국책 사업인 감천댐 건설 사업이 정권 교체 이후 느닷없이 백지화 위기에 처했다는 점이다. 과거 정부부터 단계적으로 추진되어 오며 타당성을 검토하던 감천댐 건설 사업이 최근 전면 취소 수순을 밟고 있어 지역 사회와 전문가들의 강한 반발을 사고 있다.
최근 거제 지역 등에서 사흘간 900mm가 넘는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는 등 기후 변화의 양상이 예측 불가능한 수준으로 치닫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전통적인 '100년 빈도', '200년 빈도' 같은 방재 기준은 이미 의미를 상실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 세계가 수자원 확보에 사활을 거는 시점에서 국가의 미래 생존과 직결된 수리 시설 확충 사업을 정치적 논리에 따라 백지화하는 것은 명백한 실책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수자원 인프라는 단기간에 구축할 수 없는 백년지대계인 만큼, 정권의 성향에 따라 국책 사업이 좌우되는 폐단을 근절하고 객관적인 수급 전망에 기반한 정책 유지 능력이 절실히 요구된다.

국가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첨단 산업 단지 조성에 있어서도 안정적인 용수 공급은 절대적인 선결 과제다. 일례로 광주 지역 등에 추진 중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성공 여부 역시 막대한 양의 공업용수를 차질 없이 공급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지만, 현상 유지에 급급한 광주 지역의 현실을 보면 물 부족의 위험은 이미 코앞으로 다가왔다. 첨단 산업이 고도화될수록 수자원 소모량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기 때문에, 물을 확보할 수 있는 곳이라면 전국 어디든 댐과 같은 필수 수리 시설을 확충하는 것이 마땅한 순리다. 그러나 정부는 이러한 현장의 절박한 목소리와 객관적인 수요 공급의 현실을 외면한 채, 지역별 수자원 수요 분석이라는 원론적인 답변 뒤에 숨어 실효성 있는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첨단 산업의 경쟁력이 곧 국가의 패권으로 직결되는 글로벌 경쟁 체제에서, 필수 자원인 용수 인프라 구축을 외면하는 것은 대한민국 경제의 발목을 스스로 잡는 자해적 행위나 다름없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

이처럼 국가적 현안을 따져 묻는 중요한 대정부 질의 과정에서 주무 부처 장관들이 법사위 출석 등을 이유로 자리를 비우거나 의원의 날카로운 질문에 제대로 답변하지 못하는 부실한 행태 또한 도마 위에 올랐다. 환경부 및 산업통상자원부 등 핵심 장관들이 의원의 질의 시간에 현장에 부재하거나 서면 제출로 답변을 회피하는 모습은 행정부에 대한 입법부의 견제 기능을 무력화하는 심각한 기강 해이로 비쳐진다. 댐 건설 백지화부터 대미 관세 협상 및 프로젝트 예산 집행에 이르기까지 산적한 현안에 대해 책임 있는 장관들이 직접 출석하여 명쾌한 해명과 대안을 제시해야 함에도, 책임 회피성 태도로 일관하는 것은 국민을 무시하는 처사다. 국회와 정부는 이번 국정 현안 점검을 계기로 소모적인 정쟁에서 벗어나, 기후 위기 대응과 미래 산업 인프라 구축이라는 백년지대계를 위해 진정성 있는 소통과 실효성 있는 정책 수정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경기산업신문, 김성현 발행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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